25년 SK증권 한동희 연구원이 보고서에서
PBR에서 PER로 평가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한 이유,
그리고 아직도 왜 삼전과 닉스가 싸다고 할 수 있는지 살펴봅니다.
PART 1 — 기본 개념
기업마다 밸류에이션 잣대가 다르다 — 왜?
주식의 가격이 싼지 비싼지 판단하는 방법을 밸류에이션(Valuation)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모든 기업에 같은 잣대를 쓰면 오히려 왜곡이 생깁니다.
업종과 사업 특성에 맞는 잣대를 써야 합니다.
💡 "얼마나 싸고 비싼가"를 재는 방법은 여러 가지입니다.
아파트를 살 때 — 평당 가격으로 비교하죠.
땅을 살 때 — 공시지가 대비 몇 배인지로 비교하죠.
주식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업종은 이익으로,
어떤 업종은 자산으로,
어떤 업종은 매출로 가치를 측정하는 게 더 적합합니다.
📦 자산 기준PBR (주가순자산비율)
PBR = 주가 ÷ 주당순자산(BPS)
회사가 가진 순자산(자산 - 부채)의 몇 배에 거래되는지를 나타냅니다.
PBR 1배 = 장부가치 그대로 사는 것.
1배 이하면 장부보다 싸게 사는 셈.
잘 맞는 업종:
금융(은행·보험), 철강·조선처럼 자산이 핵심인 업종.
이익이 들쭉날쭉하지만 보유 자산이 안정적인 경우.
💰 이익 기준PER (주가수익비율)
PER = 주가 ÷ 주당순이익(EPS)
회사가 버는 이익의 몇 배에 주가가 형성됐는지를 나타냅니다.
PER 10배 = 지금 이익이 10년 지속되면 본전.
낮을수록 이익 대비 싸게 거래되는 것.
잘 맞는 업종:
안정적 이익을 내는 소비재·플랫폼·AI기업.
이익이 예측 가능하고 성장이 꾸준한 경우.
| 업종 | 주로 쓰는 지표 | 이유 |
| 은행·보험 | PBR | 대출·예금 등 자산이 핵심. 이익보다 자산 건전성이 중요 |
| IT 플랫폼·소프트웨어 | PER | 자산보다 수익 창출 능력이 핵심. 안정적 이익 성장 |
| 반도체 (전통적) | PBR | 사이클 산업. 적자 시기에는 이익 기반 측정 불가 |
| 반도체 (AI 시대 변화) | PER전환 중 | 이익이 안정화되고 성장 가시성이 높아지면서 PER 적용 논의 |
| 조선·철강 | PBR | 자산집약적. 이익 변동성 크지만 보유 자산이 안정적 |
| 바이오·신약 | EV/Sales | 이익도 자산도 의미 없음. 파이프라인·매출 성장이 핵심 |
| 부동산·리츠 | NAV·P/FFO | 순자산가치와 현금흐름 기반. 감가상각 제외한 이익이 중요 |
PART 2 — 구시대
메모리 반도체가 PBR로 측정됐던 이유
반도체 업계는 오랫동안 "사이클 산업"으로 분류됐습니다.
메모리 가격이 오르면 엄청난 이익이 나고,
떨어지면 적자가 날 수도 있는 극심한 업황 변동의 산업이었습니다.
📉 PBR로 쓸 수밖에 없었던 이유
문제 1 — 적자 때는 PER 계산이 불가능:
PER은 이익을 기준으로 합니다.
그런데 반도체 업황이 나쁠 때는 이익이 마이너스(적자)가 됩니다.
마이너스 이익으로 나누면 PER이 음수가 나와서 비교 자체가 의미 없어집니다.
문제 2 — 이익 변동성이 너무 커: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4조원(23년)에서 35조원(24년)으로 1년 만에 8배가 됩니다.
이렇게 들쭉날쭉한 이익으로 PER을 계산하면
1년 전과 1년 후가 완전히 다른 결과가 나와서 비교 기준으로 쓰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익 대신 "공장·설비·재고 자산"을 기준으로 삼는 PBR이 더 안정적인 잣대였습니다.
"이 회사 공장과 자산이 현재 주가 대비 얼마인가"로 보는 방식입니다.
PART 3 — 한동희의 주장
"PER의 시대" — 왜 지금 바꿔야 하는가
한동희 연구원은 "메모리의 위상이 바뀌었다면 평가 방식도 바뀌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100만원으로 높일 당시 평가 방식을 PBR에서 PER로 변경했습니다.
핵심 논리는 세 가지입니다.

✅ 이유 1 — 메모리가 더 이상 단순 사이클 산업이 아니다
과거 메모리 반도체는 PC·스마트폰 수요에 따라 오르내리는 전형적인 사이클 산업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AI 서버의 HBM:
엔비디아 GPU 한 개에 HBM이 필수. 빼면 GPU가 작동 안 합니다.
사이클이 아니라 구조적 수요입니다.
AI 추론의 낸드:
ICMS 아키텍처로 AI 에이전트가 쓸수록 낸드 수요가 늘어나는 구조.
AI 시대와 맞물려 제조업이 단기 사이클이 아닌
장기 성장 흐름에 올라탔다는 시각이 확산되면서
증권가의 평가 잣대도 자산 중심에서 이익 중심으로 옮겨가는 분위기입니다.
✅ 이유 2 — 비교 대상을 AI 기업으로 넓혀야 한다
그동안 삼전닉스의 비교 대상은 마이크론, 인텔과 같은
전통 반도체 기업들로 국한돼 있었습니다.
하지만 한동희 연구원은 "AI로 메모리의 위상이 바뀌었다면
비교도 AI 기업과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SK하이닉스의 HBM은 엔비디아 없이는 AI가 안 되는 필수 부품이 됐습니다.
엔비디아의 PER이 30~40배인데,
그 공급망의 핵심인 SK하이닉스가 너무 저평가된 게 아닌가라는 논리입니다.
✅ 이유 3 — 이익이 이제 예측 가능해졌다
PBR을 쓴 이유가 "이익 예측이 불가능해서"였습니다. 그런데 이제 달라졌습니다.
HBM은 장기 공급 계약으로 판매됩니다.
엔비디아·구글·마이크로소프트와의 공급 계약이 2~3년치씩 잡혀있습니다.
이익의 가시성이 높아진 것입니다.
이익이 예측 가능해지면 PER로 평가하는 것이 합리적이 됩니다.
PART 4 — 가장 핵심
삼성전자·하이닉스가 아직도 싸다는 말의 의미
"싸다 비싸다"는 절대 주가가 아니라 이익 대비 주가가 얼마나 되는가로 판단합니다.
주가가 10만원이어도 이익이 많으면 싸고, 주가가 1만원이어도 이익이 없으면 비쌉니다.
💡 PER로 "싸다 비싸다" 판단하는 법
PER 10배 = 지금 이익이 10년 지속되면 주가만큼 번다는 뜻
PER 낮을수록 = 이익 대비 주가가 저렴 = 싸다
PER 높을수록 = 이익 대비 주가가 비쌈 = 미래 기대가 과도하게 반영됨
업종마다 "정상 PER"이 다릅니다.
IT 플랫폼은 25~30배,
반도체는 역사적으로 10~15배,
경기방어주는 15~20배가 일반적입니다.
그런데 핵심은 이것입니다
— PER은 "지금 주가 ÷ 지금 이익"이 아니라
"지금 주가 ÷ 미래 예상 이익"으로 봐야 합니다.
주가가 오른 것보다 앞으로 벌 이익 전망이 더 많이 올랐다면 PER은 오히려 낮아질 수 있습니다.
📊 PER이 올라도 "싸다"는 말이 가능한 이유 — 이익 전망 상향
삼성전자 — 현재 (주가 급등 후)
선행 PER ~22배
숫자만 보면 "주가가 많이 올랐으니 이제 비싸다"고 느껴집니다.
하지만 판단은 여기서 끝나면 안 됩니다. 비교 대상을 봐야 합니다.
🔑 지금도 싸다고 보는 두 가지 프레임
① 이익 전망이 주가보다 더 빠르게 올랐다
JP모건은 삼성전자의 2026~2028년 EPS 추정치를 1~5% 상향했고,
SK하이닉스의 EPS 추정치를 9~20% 상향했습니다.
한동희 연구원도 삼성전자 26년 영업이익 전망을 338조원, 27년 494조원으로 대폭 올렸습니다.
주가가 올라도 이익 전망이 그 이상으로 올라가면 선행 PER은 다시 낮아집니다.
② 비교 대상을 바꿔서 봐야 한다
삼성전자가 PER 22배라고 해도,
같은 AI 공급망에 있는 기업들과 비교하면 여전히 저렴합니다.
지금 기준 — AI 공급망 기업들과 PER 비교
| 삼성전자 메모리 · 파운드리 ~22배 현재 선행 PER |
SK하이닉스 메모리 · HBM ~15배 현재 선행 PER |
| 마이크론 메모리 · 미국 ~12배 현재 선행 PER |
TSMC 파운드리 ~22배 현재 선행 PER |
| 엔비디아 AI GPU ~35배 현재 선행 PER |
브로드컴 AI 칩·네트워크 ~28배 현재 선행 PER |
⚠️ 반드시 함께 봐야 할 것 — "어떤 이익 기준인가"
삼성전자의 2026년 예상 순이익은 약 280조원,
SK하이닉스는 208조원으로 코스피 전체 예상 순이익의 약 72%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수치가 실제로 나온다면 PER 22배도 정당화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익 전망 자체가 낙관적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싸다 비싸다"의 판단은 결국 "이익 전망을 얼마나 믿느냐"에 달려있습니다.
주가는 이미 좋은 미래를 반영하고 있고,
그 미래가 실현되지 않으면 PER은 순식간에 비싸진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PART 5 — 균형 잡기
PER 전환에 대한 반론도 있다
한동희 연구원의 주장이 설득력 있지만, 반론도 존재합니다.
투자자는 양쪽을 모두 알고 있어야 합니다.
⚠️ 반론 1 — 메모리는 여전히 사이클이 있다
HBM과 AI 낸드가 구조적 수요를 만든 것은 맞지만,
여전히 DRAM·범용 낸드는 사이클의 영향을 받습니다.
AI 투자가 일시적으로 줄어들거나,
중국이 자체 HBM을 대량 생산하면 이익이 급감할 수 있습니다.
PER로 측정하면 그 리스크가 과소평가될 수 있습니다.
⚠️ 반론 2 — 이익의 질(QUALITY)을 따져야 한다
PER은 이익의 크기만 보지, 이익이 얼마나 지속 가능한지는 반영하지 않습니다.
메모리 가격이 급등한 현재 이익이 "정상적" 이익인지,
일시적 호황기 이익인지 구분이 필요합니다.
✅ 그럼에도 PER 전환이 의미 있는 이유
완벽한 잣대는 없습니다.
하지만 AI가 만든 구조적 수요 변화를 PBR만으로는 포착할 수 없습니다.
PER로의 전환은 "이 산업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시각의 전환이며,
그 방향은 시장이 점점 인정하고 있습니다.
마무리(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가 AI 인프라의 필수 부품이 됐다면,
그 가치를 측정하는 방식도 "공장 자산이 얼마인가(PBR)"에서
"이익을 얼마나 버는가(PER)"로 바꿔야 합니다.
시장은 지금 삼성을
예전의 단순 저PER 제조업으로 볼 지
AI 시대 핵심 반도체 플랫폼으로 재평가할지
고민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제 PER가 22배인 삼성전자는
AI 메모리시대를 얼마나 가져가느냐에 따라 밸류에이션이 달라질 주식입니다.
그래서 앞으로 중요한 건 PER숫자 자체보다
HBM 점유율
엔비디아 공급여부
메모리 가격 상승 지속
파운드리 경쟁력
AI 서버 투자 지속성이
더 중요해질 가능성이 커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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